“읽을 수 있어야 들리기 시작한다”

<텍스트리메이킹 첫 단추: 한 권의 책을 마스터하라>

본격적인 텍스트리메이킹에 앞서 반드시 선행해야 할 것은 문장기호 ABC를 통해 텍스트리메이킹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문장기호A과 문장기호B로도 충분히 텍스트리메이킹이 가능합니다. 원서 읽기가 목표라면 문장기호C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텍스트리메이킹은 문법을 기반으로 한 정확한 읽기와 문장 복구 훈련입니다. 반쪽영어를 극복하기 위해서, 즉, 읽기와 듣기/쓰기/말하기가 같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발음으로 텍스트를 리메이크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정확하게 읽을 수 없다면 들리지 않는다읽을 수 있어야 쓸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를 명심해 주십시오. 텍스트리메이킹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장 논리 혹은 문장 리듬을 확인하면서 그 틀 위에서 텍스트를 복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기계적인 암기와 다릅니다. 이는 체계적인 분류함, 즉, 영어 문장을 만들 수 있는 논리를 기반으로 하고 읽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듣기/쓰기/말하기로 갈 수 있는 데이터 축적 방식입니다.

 

본격적인 텍스트리메이킹은 자신이 애착을 느끼면서 영어를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장(場)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텍스트리메이킹은 한 권의 책을 마스터하는 것으로 시작했으면 합니다.



텍스트리메이킹의 출발이 될 한 권의 책은 어휘의 4/5 이상을 아는, 현재 자신의 수준보다 높지 않은 얇은 책이어야 합니다.


Spencer JohnsonWho Moved My Cheese? 혹은
Roald DahlEsio Trot이나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Matilda 혹은  
Paulo Coelho the Alchemist 혹은
Laura IngallsLittle House in the Big Woods 혹은
Lemony Snicket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 혹은
Lois LowryThe Giver와 같은 책을 권합니다.


EV캠프에는 한 권의 책으로 영소설 Esio Trot을 선택했습니다. Esio Trot은 60페이지 정도의 재미있는 Roald Dahl의 소설입니다. 강좌에서는 실제 영어 소설 문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자세히 풀어주고 이미지와 함께 문장을 복구(text-remaking)하고 영작하는 훈련을 합니다.


한 권의 책을 마스터할 때는 우선 이 책을 충분히 음미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조급하게 책을 마무리하려 하지 말고 한두 달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한 문장씩 한 문장씩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해 주십시오.

 

우선 위의 8권의 책 중 자신에게 흥미롭고 어렵지 않은 한 권의 책을 선택해 주십시오. 그다음 영어 원서우리말 번역본을 준비해 주십시오(위의 8권은 모두 우리말 번역본이 있습니다). 텍스트리메이킹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텍스트리메이킹(읽기): 영어 원서 + 우리말 번역본]


영어 원서를 우리말 번역본을 참조하면서 읽어주십시오. 어렵지 않은 구조/내용의 책이기에 문장기호 ABC를 마쳤다면 대부분의 문장을 영어 리듬(문장기호)에 맞추어 끊어 읽을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조가 잘 보이지 않으면 본문에 문장기호를 해보고 해석이 잘 안 되는 부분은 번역본을 자유롭게 참조해 주십시오.


[본문] It's a funny thing about mothers and fathers. 
[끊어읽기] It's a funny thing...............about mothers and fathers
[문장기호] It's a funny thing (about mothers and fathers)

 

[본문] Even when their own child is the most disgusting little blister you could ever imagine, they still think that he or she is wonderful.
[끊어읽기] Even when their own child is the most disgusting little blister...............you could ever imagine...............they still think...............that he or she is wonderful.
[문장기호] [Even when their own child is the most disgusting little blister /you could ever imagine], they still think [that he or she is wonderful].

 

모르는 단어가 있어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면 가능한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멈추지 말고 번역본을 참조하며 읽어주십시오. 하지만 특히 궁금한 단어가 있다면 인터넷 사전을 찾아서 뜻이나 특징적인 발음기호 혹은 악센트 표시를 본문에 적어주십시오. 가령, adoration이라는 단어의 발음기호는 [ӕdəréiʃən]인데 자신이 헷갈리는 발음인 a 아래에 ӕ라고 적거나 악센트가 헷갈릴 때는 adorátion처럼 강세 표시를 해주세요.


이렇게 한 챕터의 문장구조 분석과 해석이 끝나면 다시 돌아가 한 문장씩 텍스트를 2번, 3번 읽고 난 후 눈을 감고 문장을 복구해 보십시오(읽기 → 텍스트리메이킹). 문장 전체의 복구가 벅차면 문장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리메이킹해도 좋습니다.

[2단계 텍스트리메이킹(듣기): 유튜브 audio book + 영어 원서]



이렇게 읽기와 텍스트리메이킹이 끝나면 유튜브에서 그 책의 audio book을 찾아 주십시오. 유튜브의 audio book에는 다양한 성우가 등장하니 마음에 드는 목소리를 선택하세요.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가능한 멈추지 말고 한 챕터를 그대로 따라 읽는 것을 반복해 주십시오. 마치 여러분이 성우인 것처럼 그대로 억양과 강세까지 거울처럼 흉내를 내십시오. 너무 빠르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챕터의 따라 읽기를 반복해서 마치고 나면 다시 돌아가 한 문장씩 듣고 눈을 감고 그대로 문장을 복구해 보십시오(듣기 → 텍스트리메이킹). 문장 전체의 복구가 벅차면 문장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리메이킹해도 좋습니다.

[3단계 텍스트리메이킹(영작): 우리말 번역본 + 영어 원서]


이렇게 듣기와 텍스트리메이킹이 끝나면 최종으로 우리말 번역본을 보면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십시오(우리말 → 텍스트리메이킹). 이 과정이 가능하다면 여러분의 실력은 비약적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복구가 어려우면 본문을 확인하고 다시 여러 번 반복해 주십시오. 문장 전체의 복구가 벅차면 문장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리메이킹해도 좋습니다.

 


책으로 하는 텍스트리메이킹이 지루하거나
책이 흥미로워서 영화까지 섭렵하고 싶다면
Netflix에서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 혹은 Matilda 혹은 A Series of Unfortunate Events를 영화/드라마로 보면서 텍스트리메이킹 하실 것을 제안합니다(PC에 Language Reactor라는 프로그램을 깔아 주십시오).  Language Reactor 바로가기

Netflix의 강점은 사전을 일일이 찾지 않아도 된다는 것과 영어와 우리말 번역이 같이 있는 스크립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고 실제 다양한 배우들의 생동감 있는 발음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책과는 달리 영화나 드라마에는 구어 영어가 좀 섞일 수 있지만 책 읽기가 지루하고 단어 찾기가 어려우신 분들에게는 Netflix를 먼저 권하고 싶습니다. Netflix의 텍스트리메이킹 방식은 책보다 한 단계를 줄일 수 있습니다.


[1단계 텍스트리메이킹(읽기/듣기): Netflix + Language Reactor]


Language Reactor을 이용하면 Netflix 영상에 영어/우리말 스크립트를 동시에 띄울 수 있습니다. 영상을 보면서 여러분이 따라 읽을 수 있는 부분까지 클릭하면서 큰소리로 읽어 주십시오.마치 여러분이 배우인 것처럼 그대로 억양과 강세까지 거울처럼 흉내를 내십시오.  너무 빠르면 속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은 구조/내용의 스크립트이기에 문장기호 ABC를 마쳤다면 대부분의 문장을 영어 리듬(문장기호)에 맞추어 끊어 읽을 수 있고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해석이 잘 안 되는 부분은 우리말 스크립트를 자유롭게 참조해 주십시오. 스크립트의 단어에 마우스를 대면 뜻이 뜨고, 클릭하면 다양한 온라인 사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정 부분의 따라읽기를 반복해서 마치고 나면 다시 돌아가 한 문장씩 읽고 눈을 감고 그대로 문장을 복구해 보십시오(듣기/읽기 → 텍스트리메이킹). 문장 전체의 복구가 벅차면 문장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리메이킹해도 좋습니다.

[2단계 텍스트리메이킹(영작): 우리말 번역본 + 영어 원서]


이렇게 일정 부분의 따라 읽기와 텍스트리메이킹이 끝나면 우리말 번역이 같이 있는 스크립트를 다운로드해서 번역을 보면서 영어 문장을 만들어 보세요(우리말 → 텍스트리메이킹). 문장 전체의 복구가 벅차면 문장을 부분으로 나누어서 리메이킹해도 좋습니다.


영화 텍스트리메이킹이 끝나면 책으로 다시 텍스트리메이킹을 할 것을 권합니다. 이제는 영화 장면들이 떠오르기에 지루하지 않고 스크립트를 익힌 후이기에 몇 배나 빨리 리메이킹이 가능합니다


한 권의 책 혹은 한 편의 영화를 완벽하게 마스터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본격적으로 텍스트리메이킹을 할 때 큰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어디든 그 책을 가지고 다니고, 틈만 나면 그 영화를 반복해 주십시오. 성우가 된 듯이 배우가 된 듯이 목소리와 억양과 표정까지 연기하며 그 책/영화를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 텍스트리메이킹을 통해 나만의 책 혹은 영화를 하나 가지게 되었다면 이제 우리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 뛰어 들어갔던 굴처럼 우리가 뛰어들 영어 토끼굴을 찾아야 합니다. 영어 토끼굴은 흥미를 잃지 않고 영어를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장()입니다.


영어 토끼굴의 요건은 다음의 5가지입니다.
(1) 여러 번 반복해도 질리지 않는 내용이어야 한다.
(2) 충분한 양이 확보되어야 한다.
(3) 영어와 우리말의 2가지 텍스트 자료/스크립트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4) 음성이 지원되거나 음성 자료가 있어야 한다.
(5) 지나치게 구어 영어가 많아서는 안 된다.


여러분이 수험생이라면 여러분의 토끼굴은 시험 영어일 것입니다. 영어 시험은 (1)반복할 수밖에 없는 강제성이 있고 (2)수십 년간 축적된 데이터가 있고, (3)영어/우리말 텍스트를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5)구어 영어가 제한되어 있고, (4)토익이나 청해 시험이 있는 경우에는 음성 자료도 충분합니다. 교과서나 지문의 청각 자료를 구할 수 없을 때는 텍스트를 인터넷에서 구해 더빙 사이트(https://clovadubbing.naver.com)에 입력하십시오. ‘암기’가 아닌 텍스트리메이킹이 가능하다면 영어 교과서와 모의고사 지문/수능지문은 최상의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시험을 칠 필요가 없다면 강제적인 압박감이 아니라 자발적인 애착을 느낄 곳을 찾으십시오. 우리들 각자에게는 완전히 몰입할 수 있을 저마다의 이상한 나라가 있습니다.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고 질리지 않을 곳으로 가야 합니다.



가령, Roald Dahl의 소설을 좋아하거나 Harry Porter 시리즈를 좋아한다면 영어 소설은 훌륭한 토끼굴입니다. 성경이나 틱낫한(Thich Nhat Hanh) 스님의 글을 좋아한다면 영어 원서를 우리의 토끼굴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가령, 가필드(Garfield)에 빠졌다면 100권이 넘는 만화책을 구할 수 있고 온라인(http://www.gocomics.com/garfield)으로도 7,000편 넘는 자료가 있습니다. the Simpsons라는 코믹 시트콤을 좋아한다면 30년 이상 방영된 시리즈가 있습니다.

 


책/만화가 아니면 넷플릭스의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가 최고의 토끼굴이 될 수 있습니다. “Friends”“Breaking Bad”“Modern Family”“24”는 10년 넘게 봤는데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국 드라마도 영어 스크립트가 제공되니 역시 텍스트리메이킹의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역사 다큐멘터Hell's Kitchen과 같은 요리 서바이벌 리얼리티 TV를 좋아할 수도 있고 특정 감독이나 배우에게 이끌릴 수도 있습니다. 철저하게 자신의 흥미를 따라가십시오.

 


번뜩이는 혜안과 새로운 정보를 원한다면 Ted.com이 최고의 토끼굴이 될 수 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유명인들이 기술/과학/경영/사회 변혁/건강/자연/환경/교육/인권/미래에 대한 생각을 설득력 있게 피력하는 TED 강연은 언어학적으로도 최고의 콘텐츠입니다. 마치 여러분이 TED의 강연자가 된 것처럼 그들의 발음과 억양과 제스처를 흉내 내면서 강연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텍스트리메이킹하십시오. 영상 아래의 영어/한국어 스크립트의 한 문장을 클릭하면 그 문장을 다시 들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공감이 되는 영상이라면 스크립트 없이 들으면서 강연자와 같은 속도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반복해 주십시오.

 


유튜브에는 외국인이 진행하는 좋은 영어 교육 채널이 많고 과학이나 역사나 상식 등의 다양한 영어 채널도 있어서 자신이 흥미로워하는 분야로 얼마든지 깊게 파고들 수 있습니다. 유튜브의 자체 자막 기능이 있고 Language Reactor 프로그램을 깔면 영어와 한국어 스크립트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The Korea Herald나  the Korea Times와 같은 영어 신문 사이트CNN이나  National Geographic 같은 외국 신문사/잡지 사이트도 멋진 토끼굴입니다. 제공되는 번역이나 음성 자료를 쓸 수도 있지만, Google 번역/Papago 혹은 더빙 사이트(https://clovadubbing.naver.com)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Photo of the Day나 Best photographs of the day처럼 수년간의 사진 기사를 모아놓은 곳도 많아서 텍스트리메이킹을 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하나의 토끼굴 탐험을 충분히 즐겼다면 여러분은 더 자유롭게 다른 토끼굴로도 들어갈 힘이 생길 것입니다. 위에서 소개한 토끼굴 외에도 무궁무진한 토끼굴이 있습니다. 최대한 위의 5가지 요건을 충족시키는 또 다른 토끼굴을 찾아 떠나십시오. 핵심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진정 몰입’할 수 있는 나만의 토끼굴을 찾는 것입니다.